음식에 특별한 비법은 없어요…‘내 가족이 먹는다’는마음으로 만들죠
  • 우용원 기자
  • 승인 2015.08.2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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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농산물로 남원시민 입맛 사로잡은‘강산식당'

 
                           강산식당 유혜자 대표
좀처럼 입맛이 돌지 않는 계절이다. 푹푹 찌는 날씨에 뭘 먹어도 개운치 않다. 간단한 요기로 때우자니 기력이 부족하다. 잘 차려진 밥상은 부담스럽고 고기는 왠지 안 당긴다. 뭔가 맛있으면서 부담스럽지 않는 음식이 생각난다.

이런 사람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음식점이 있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맛도 있고 뭔가 먹은 것 같으면서 입맛까지 당기는 메뉴가 잘 차러 나온다. 널찍한 주차장에 공기도 좋아 도심 속 스트레스도 벗어난다. 오늘 소개할 남원의 숨겨진 맛집. 바로 강산식당이다.

△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자.
남원은 예로부터 맛의 고장이다. 추어탕은 전국 일미로 꼽히고 갖가지 음식도 타지방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낫다. 오로지 먹거리를 위해 남원을 찾는 전국 관광객이 있을 정도다. 이를 반영하듯 남원 시내에는 맛집이 많다. 하루 세 끼만 먹는다는 것이 한스럽다. 광한루원 추어거리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먹거리 집합소고 민물 매운탕, 한정식집도 즐비하다.

이런 가게들이 대부분 시내에 있다는 것이 유일한 흠이다. 남원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벗 삼아 음식을 먹기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탁 트인 교외에서 한 끼 외식을 바란다면 이런 음식점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먼 곳을 가자니, 일정이 부담스럽다. 그럴 때 강산식당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남원 월락동 공설운동장 앞에 자리 잡은 강산식당은 시내에서 5분 거리지만 답답한 도심과는 판이하다. 식당 주변을 울창한 나무가 감싸고 앞에는 잘 가꿔진 공원이 반긴다. 주차장도 시내와 달리 꽤 널찍하다. 최소 15대 이상이 여유 있게 차를 세울 공간이 마련돼 있다.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단속 카메라에 불안했던 운전자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어느 것 하나 거스름 없이 오로지 맛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강산식당의 장점이다.

△ 깔끔한 맛이 일품.
외지인들은 남원 음식의 간이 센 편이라고 말한다. 지리적 특성상 남도 음식의 영향을 받았으니, 이런 평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최근 식당의 조미료 사용이 많아진 것도 이러한 평에 영향을 미쳤다.

강산식당은 대체적으로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인 유혜자(51) 씨도 화학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재료도 공급이 부족한 쪽 갈비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국산이다. 그것도 남원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이 음식의 주재료가 된다. 남원시민들의 입맛에 잘 맞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산식당의 주메뉴는 장어다. 남원과 고창 등 전북지역에서 잡은 장어를 구워서 조리한다. 특유의 달착지근한 소스는 장어의 맛과 향을 돋운다. 전체적으로 꽤 훌륭한 장어를 먹었다고 말할 수 있을 수준이다. 장어 특유의 흙냄새가 비릿함은 전혀 없다. 먹고 나면 기력이 샘솟는 것은 장어만의 매력이다. 오게 되면 꼭 먹어야 할 메뉴로 추천한다.

두 번째는 도토리 닭 도가니탕이다. 닭 도가니탕에 도토리가 들어간다는 것이 특이하다. 도토리의 쓰고 단 맛이 닭의 잡내를 없애주고 영양에도 좋다. 처음 먹을 때 편견만 없다면 닭 요리 중에서는 꽤 깔끔하게 넘어간다. 살도 적당히 부드럽고 탄력이 있어 닭 요리에 비법이 있음을 알게 된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할 만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이 밖에 쪽 갈비와 묵은지 전골도 평균 이상의 맛을 자랑한다. 주인장의 손맛이 어디 가지 않겠지만 2년을 푹 숙성한 묵은지는 훌륭한 조리법을 만나 먹는 순간 빛을 발한다.

△ 주인의 건강한 경영이 맛집의 비결
앞에도 말했지만 주인 유혜자 씨는 원래 요리를 좀 했다. 식당을 개업하게 된 계기도 주위의 권유였다. 유 씨의 음식을 먹어 본 주변 사람들이 식당개업을 권했다. 그만큼 남원에선 소문난 손이였다. 유 씨는 그 손맛에 더해 좋은 재료와 정직한 경영까지 갖췄다. 음식의 맛과 서비스가 월등한 이유다.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쓰고 지역 농산물을 애용하니, 신선도나 신뢰도는 의심할 부분이 아니다.

강산식당에는 모두 유 씨를 포함해 5명이 일한다. 그중 한 명은 유 씨의 든든한 지원군인 시어머니다. 경영부터 조리까지 유씨가 해야 할 상당 부분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나머지 직원들도 모두 가족 같이 한마음으로 식당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음식점주로서 가장 기쁠 때가 언젠지를 묻는 질문에 유 씨는 이렇게 말했다.

“손님이 우리 집에서 맛있게 밥을 먹고 갈 때가 가장 행복하다. 나갈 때 ‘잘 먹었습니다’ 그 한마디가 그렇게 기쁠 수 없다. 그때 나란 존재가 감사하게 느껴지고 보람을 느낀다. 음식을 만들 때 특별한 비법은 없다. 모두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다”

△ 강산식당은?
남원시 월락동 198-3번지에 있다. 신주소는 남원시 충정로 348이다. 남원 공설체육관 바로 맞은 편에 있어 찾기는 수월하다. 입구에는 차량 15대가 동시에 주차 가능한 널찍한 주차장이 있다. 전통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식당 내부는 100여 명을 수용한다. 모두 일체식으로 모임 장소로 적합하다. 체육관에서 행사가 있는 날은 식당 예약으로 바쁘다. 미리 전화를 걸어 예약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전화는 063-632-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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