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촌 조성, 그 웅대한 시작
예촌 조성 사업은 민선 5기인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됐다. 사실 사업 구상은 더 이전부터 진행됐다. 이환주 시장은 항상 침체된 구도심이 안타까웠다. 점점 줄어드는 사람과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빈 상가를 볼 때마다 회생 방안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시장은 구도심과 인접한 관광자원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가장 낙후된 구도심과 광한루원 사이를 새로운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바로 전담팀이 꾸려졌다. 광한루원과 춘향 테마파크를 체류형 관광지로 만든다는 구상 하에 꼼꼼한 답사가 진행됐다. 남원시는 먼저 광한루원과 구도심을 잇는 거리에 전통한옥 숙박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전통과 현대가 한데 녹아있는 한옥을 지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체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공사가 시작됐다. 사업비만 170억8,700만원에 달하는 대역사였다.
△ 최고의 한옥을 짓겠다
남원시는 한옥 숙박시설을 조성하면서 한 가지 고민을 하게 됐다. 저렴한 가격으로 겉만 한옥인 건물을 지을 것인지, 많은 예산을 들여 전통을 재현할 것인지 하는 갈림길에 섰다. 남원시는 후자를 택했다. 돈이 더 들더라도 ‘최고의 한옥’을 짓겠다는 목표로 예산 계획을 세웠다. 남원시는 바로 문화재급 명장들을 대거 소집해 드림팀을 꾸렸다. 최기영 대목장을 시작으로 이근복 번와장, 조찬형 소목장, 유종 토목분과위원장 등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장인들이 시공에 참여했다. 자재 하나도 꼼꼼히 선정하고 내부도 전통방식을 그대로 재현했다. 전통 구들장과 황토 흙벽으로 짓는 한옥은 현대 들어 최초의 시도였다. 한옥마다 대청마루가 깔렸고 마당에는 연못과 석재, 소나무가 놓였다.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함 없이, 모두 최고로만 엄선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정자인 광한루의 명성에 버금가려면 이 정도의 노력은 필요했다.
△ 전통을 현대에 재현하다
현재 전통한옥 숙박단지는 95%이상 공사를 마쳤다. 변덕스런 겨울 날씨 탓에 막바지 조경과 포장 작업만 조금 늦어졌다. 아무리 늦어도 내년 3월 안에는 모든 공사가 마무리된다는 게 남원시의 설명이다. 모습을 드러낸 숙박단지는 모두 7동의 한옥이 사이좋게 자리 잡고 있다. 최대 98명이 한데 숙박이 가능하며, 각종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부대시설도 마련됐다. 한옥 특유의 공간 설계로 방 하나하나가 널찍하고 튼실하게 지어졌다. 대충 한옥을 따라 지은 일반 게스트하우스나 펜션과는 비하기 어려울 정도다. 전통을 재현한다는 목표로 세운 한옥인 만큼, 웬만한 민속촌보다 더 과거를 녹여냈다.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돌담과 정자, 연못, 대청마루, 온돌은 역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남원시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전통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 남원, 새 희망을 품다
아직 숙박시설 공사가 채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구도심은 기대에 부풀었다. 10년 넘게 후퇴한 구도심 상권이 한 발 나아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남원시는 비단 숙박시설 건설에 그치지 않고 구역을 5지구로 나눠 각각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1지구인 ‘전통한옥 숙박시설’ 건립과 더불어 바로 옆 2지구에는 ‘전통문화 체험단지’가 지어진다. 근대가옥과 조갑녀 생가 등 기존 자원을 리모델링해 관광객들에게 보다 많은 체험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제일은행 사거리부터 광한루원 북문까지를 3지구로 분류해 보행 중심의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졸졸 흐르는 실개천과 친환경 도로, 조형물 등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징검다리로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4지구인 광한루원 서편은 공설시장과 연계해 ‘7080 추억의 거리’로 만들고 5지구인 광한루원 동편은 갤러리와 한옥체험관이 어우러진 ‘남원 전통가’로 거듭난다. 남원시는 오는 2020년 모든 사업이 마무리되면 잊혀진 과거의 명성 회복은 물론이고 전국 최고의 전통 관광 체류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