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마을 무선 앰프 설치사업 예산낭비·도덕성 논란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2.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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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억 원이 넘게 절감되는데, 남원시 공무원은 자기 돈 이었어도 이딴 식으로 추진했을까?" 분통
사업 유치위해 브로커들 난립해 마을 분위기까지 뒤숭숭

전북 남원시의 마을 무선 앰프 설치사업이 예산 낭비 지적에 도덕성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수십억 원 규모의 마을 무선 앰프 설치사업을 일괄 입찰로 진행할 경우 13% 가량 세금 절감 효과가 있지만, 사업을 각 읍면동으로 쪼개 일괄 입찰을 피해갔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업이 읍면동으로 쪼개지자 브로커들이 또 다시 난립, 인사비 명목으로 뒷돈까지 챙겨준다고 유혹에 나섰다는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5일 남원시는 지난해 말썽을 빚어 경찰 수사를 받았던 마을 무선 앰프 설치사업을 민간자본보조에서 시설비로 변경하고, 관할 읍면동에서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또 각 읍면동에서 마을 주민을 상대로 나라장터에 등록된 제품을 가지고 제품 설명회를 개최하고 제품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퇴직 공무원 A 씨에 따르면 남원시가 마을 무선 앰프 설치사업을 일괄로 묶어 시에서 입찰을 진행할 경우 2억4000여 만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A 씨는 "마을 무선 앰프 설치사업을 읍면동이 아닌 시에서 일괄 입찰로 진행할 경우 100% 금액이 아닌, 할인을 적용한 87% 가량으로 체결하게 된다"며 "일괄로 하는게 투명하고 사후관리도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예산 절감 지적에 이어 각 읍면동으로 쪼개진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브로커들이 난립, 마을 분위기까지 뒤숭숭해지고 있다.

주민 B 씨는 "한 브로커가 자신들의 제품은 조달청에 등록됐기 때문에, 면장에게 이 제품으로 구입해달라고 힘만 써주면 인사비 댓가로 전체 금액의 10%를 챙겨 준다고 했다"고 제보했다.

앰프 설치업자 C 씨는 "주민들에게 제품 설명을 위해 마을을 찾았는데, 오히려 몇 주민들이 '뒷돈을 얼마나 챙겨줄 거냐' 또는 '제품 구매 도와주면 마을회관에 최신TV 또는 안마의자 기부 가능하냐'는 요구를 받아 영업을 접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남원시는 마을 무선 앰프 사업자(브로커)의 영업 행위는 정당하고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남원시 관계자는 "정당한 영업행위를 시에서 제재할 수 없다. 하지만 각 읍면동장의 책임하에 철저하고 책임성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고 해명했다.

주민 D 씨는 "제품 하나를 사더라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더 싼 제품을 찾아 구매하는게 소비자 심리인데, 남원시는 과연 자기 돈이었어도 이렇게 낭비했을까 의문이다. 일괄 입찰로 브로커들을 막고 세금도 아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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