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서 예산낭비로 포기한 '마을 무선 앰프 사업'…남원시 58억 푼다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2.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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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마을 무선 앰프 사업은 선거 보은성이라는 소문 파다"
(=유한회사 필통)
(=유한회사 필통)

전북 남원시가 다른 지자체들이 예산 낭비라는 이유로 도입을 패싱한 마을 무선 앰프 사업에 올해만 20억여 원의 세금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남원시는 마을 무선 앰프 사업에 올해 20억1천100만 원과 내년 38억 원 등 총 58억 원의 세금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원시가 추진하는 '마을 무선 앰프 사업'은 다른 지자체들이 예산 낭비와 시대에 뒤 떨어어진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도입을 패싱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충북 괴산군은 관내 283개 마을을 대상으로 '마을 무선 앰프 사업'이 아닌 스마트 마을방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군은 기존 마을 앰프 노후화로 인한 잦은 고장과 신규 장비 설치에 드는 막대한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선택했다.

괴산군이 남원시처럼 각 가정에 수신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58억원 가량이 소요되지만, 스마트 마을방송은 1억7천만 원만 소요된다. 

괴산군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열악해 한 푼의 세금이라도 아쉬운데, 군민들을 위해 56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시도 남원시의 '마을 무선 앰프 방식'은 예산낭비에 비효율적인 사업으로 평가하고, 괴산군 방식인 스마트 마을방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관내 232개 마을 중 방송환경 개선이 시급한 농어촌 지역 마을을 우선 대상으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령시 관계자는 "(남원시의) 각 가정에 무선 수신기를 설치하는 방식을 살펴보니 80~10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면서 "스마트 마을방송은 3억 원만으로 구축가능하고, 게다가 더 좋은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어 고효율 저비용 사업이다"고 설명했다.

괴산군과 보령시에 이어 경북 청송군도 비효율적인 예산절감을 위해 남원시 방식이 아닌 스마트 마을방송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재정자립도가 열악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곳에 세금을 써야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처럼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전국 각 지자체마다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해 마을 방송 사업부터 예산을 줄이고 고효율적인 사업으로 탈바꿈해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남원시는 이들 지자체가 기피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올해만 20억1천100만 원이 들어가고 내년부터 또 38억 등 총 58억여 원의 세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주민 A 씨는 "마을 무선 앰프 사업비 부풀리려고 빈 집에 설치하고 뒷돈 주고받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던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모르겠다"면서 "지역에서는 선거 보은성 사업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비판했다.

남원시 관계자는 "그동안 소리가 크고 불빛 때문에 수면에 방해되는 등 설치받은 주민들도 불만이 많다. 관리도 힘들다"면서 "올해는 원하지 않은 주민들은 제외하고 사업을 추진하는쪽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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