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업체 참가자격 제한해 '23억 일감 몰아주기' 의혹 논란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2.1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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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입찰로 진행했을 경우 3억 원 가량 예산절감과 사후관리 등 계약주체에 유리
하지만 수의계약 진행한 남원시...결국 예산낭비에 비리 의혹으로 경찰 수사 받아
(=유한회사 필통)
(=유한회사 필통)

전북 남원시가 23억 원 규모의 마을 무선 앰프 사업을 공개입찰을 피하고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업체 참가 자격을 제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공개입찰의 경우 계약 주체가 가장 유리한 계약 조건을 공고하고 예정가격을 작성한 뒤 입찰을 실시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공개입찰로 진행하면 예산이 평균 13%가량 절감되고, 가격 담합이 어려우며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 줄 수 없기 때문에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수의계약은 계약주체가 임의로 특정 업체를 선정해 체결하는 방식이기에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남원시는 23억 원 규모의 마을 무선 앰프 사업을 공개입찰이 아닌 각 읍면동으로 사업을 쪼개 수의계약으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가 난립해 뒷돈이 오가 마을이 혼탁해지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원시 관계자는 공개입찰을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북 도내에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된 마을무선방송장치 업체(세부품명번호: 432269602)가 단 한곳 밖에 없어, 그동안 공개입찰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임순남타임즈 취재 결과 전북 도내에는 2곳의 업체가 나라장터에 등록돼 있었다.

나라장터에 첫 등록된 마을방송 관련 세부품명은 '동보장치'이며 세부품명번호는 432269600이다. 이후 제품 개선 등으로 세부품명은 '동보장치'로 그대로 사용하고 세부품명번호만 432269601로 변경돼 등록됐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마을방송 사업의 공개입찰을 진행하면서, 입찰등록자들이 늘어나자 '마을무선방송장치' 세부품명번호 432269602가 추가됐다.

실제 마을 무선방송 관련 조달청 계약현황을 살펴보면 타 지자체의 경우 입찰 자격요건을 동보장치(432269601) 또는 마을무선방송장치(432269602)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남원시는 마을무선방송장치 명칭을 사용하는 곳이 도내에 1곳 뿐이 없기 때문에 공개입찰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동보장치는 하나의 송신장치로 여러개의 수신장치에 동시에 공지사항이나 안내문 같은 내용의 정보를 보내는 시스템을 뜻한다"면서 "조달청에 등록된 마을무선방송장치나 동보장치나 똑같다"고 설명했다.

남원시 관계자는 "잘 몰랐다. 다시 한번 검토해보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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