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초선 의원, 국회 업무에 관여할 수 없다"
  • 우용원 편집국장
  • 승인 2020.03.3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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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의원이 무슨 힘이 있냐. 국회 업무에 관여할 수 없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전북 전주병 선거구. 정치 거물인 정동영 후보와 토론회 공방을 벌이던 중 고충을 토로한 김성주 후보의 발언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역에서 물러난 모 국회의원도 "저 발언이 사실이다. 초선때는 당 지도부 눈치보느라 입 한번 제대로 뻥끗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제가 크게 발전한 지역을 보면 정권을 잡은 힘센 정치인들이 버티고 있다. 또 힘있는 정치인들의 지역은 실물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는 공공기관을 지역에 유치하고 있다. 도시가 커지다보니 인구가 늘고, 국회의원 의석도 3~4석은 가지고 간다.

그러다보니 중진 국회의원은 중앙정치에서 몸집을 키우고 지역의 후배 국회의원을 끌어준다. 후배 국회의원은 중진이 챙기지 못한 지역 민생을 챙기며 선배를 보좌한다. 지역 발전도, 정치도 손발이 착착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은 인구가 적은 시골에서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인구가 적다보니 지역 2~3개를 묶어서 간신히 국회의원 1석을 준다. 끌어줄 선배도 없고 받쳐줄 후배도 없다. 혼자서 중앙정치에서 힘을 키우며 광활한 지역들을 오가며 민생도 챙겨야 한다.

시골 지역에서 중진급 의원 한명 배출하는데 20여년 걸리고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나는 경우다.

고향에 돌아온 이강래 전 의원은 본보와 가진 남원·임실·순창을 진단해 달라는 인터뷰에서 "정치가 약하니 경제를 끌어올리지 못한다"고 한탄했다.

인근 동네인 전주는 혁신도시가 조성되며 대형 공공기관들이 잇따라 이전하고 군산에도 어머어마한 지원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市 체급의 남원은 '교도소' 유치를 추진하면서 지역 살찌우는 공공기관이라고 에둘러서 말한다.

남원은 정부가 떠서 입에 대준 공공의대도 정치력이 약해서 받아먹지 못했다.

민주당 전 국회의원이자 국민연금 전 이사장 출신인 김성주 후보도 초선의 고충을 토로하며 털어 논 "초선 의원, 국회 업무에 관여할 수 없다"는 발언의 의미를 남원·임실·순창 주민들은 되새겨길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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