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법 사실 은폐하기 위해 불법 건축허가 한 남원시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6.0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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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공무원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에 해당"
국토부 관계자 "안전 보장할 수 없는 불법 시설물 철거해야"
(남원시 산림과가 불법으로 설치한 시설물 사진. ⓒ임순남 타임즈)
(남원시 산림과가 불법으로 설치한 시설물 사진. ⓒ임순남 타임즈)

전북 남원시가 안전 문제로 교체 공사에 들어간 춘향교 일부 구간을 불법으로 준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남원시 건설과는 건축허가를 내기 전 산림과에서 불법으로 시설물을 설치한 사실을 알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셀프 승인'을 했다. 게다가 산림과는 불법으로 설치한 시설물 철거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전거도로와 시민 산책로 위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불법 시설물을 설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지만 남원시는 현재까지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

남원시는 지난 1월 22일 관내 춘향교의 난간이 노후에 따른 안전상 문제로 직선구간 40개 소와 곡선부 8개 소 등 총 48개 난간 교체 공사에 돌입했다.

사업비는 총 1억1200만 원이 투입됐으며, 공사기간은 오는 14일까지다.

문제는 시공사에서 공사 완료전 준공허가 서류조차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림과에서 이 난간에 불법으로 10여톤에 달하는 화분 282개를 설치한 것.

산림과 관계자는 "안전상 검토를 끝냈고, 난간에 부담을 줄만한 하중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산림과는 자신들이 설치한 화분의 무게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

결국 산림과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건설과는 불법 사실을 눈감아주기 위해 '셀프 준공'을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건설과 관계자는 "산림과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불법 준공 승인 부분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건축 허가 권한을 가진 남원시가 자신들의 위법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불법으로 건축 허가를 했다는 사실에 공무원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우식 변호사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말했다.

J 대학교 토목공학과 모 교수는 "민간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허가권자인 시에서 가만 있진 않았을 것이다"면서 "불법 설치된 화분 밑은 시민들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있기 때문에 철거하거나 다른 안전조치가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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