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철에 겪는 여러 가지 해프닝
  • 우용원 편집국장
  • 승인 2020.07.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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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1년에 두 번, 상반기 하반기에 정기인사가 있고, 올해 하반기 남원시 공무원 인사가 며칠 전 마무리 되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했던가.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이 말은 자리에 맞는 사람을 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표현해 주는 경구이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우리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누가 승진하는지? 나는 해당되는지? 누가 가고 누가 오는지?’ 인사철만 되면 인사 대상이 아니어도 관심을 끊을 수가 없다. 때로는 여느 스포츠나 드라마보다 더욱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승진하고 기뻐하는 사람도 있고, 아쉽게 승진인사에 포함되지 않아 술에 의지해 기분을 달래는 사람도 있다. 특히 공무원의 꽃이라는 사무관과 서기관을 달기 위해 사람들은 암중모색(暗中摸索), 즉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도 손으로 더듬어 해법을 찾아가며, 적자생존(適者生存)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이 승진에 목을 매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승진에 따른 지위와 처우가 달라진다는 점일 것이고, 사람들이 나를 기억할 때 사무관 이상의 직함으로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제사를 지낼 때 현고 학생(顯考學生)과 현고 사무관(顯考 事務官)의 차이는 꽤 크게 다가오지 않던가?

아무 벼슬 없이 평범하게 살다가 후손들에게 학생이라고 불리는 것 보다는 사무관 이상으로 승진하면 죽어서도 명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꽤나 큰 자랑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승진뿐만 아니라 인사이동이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올 때도 있다.

승진은 잠깐의 기쁨이지만, 부서를 옮기는 전보는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의 시간을 결정짓는 생활의 문제다.내가 가고 싶은 부서, 기피하는 부서가 있을 수 있고 또 누가 오는지 가는지에 따라 희비가 많이 엇갈린다.

일 잘한다고 소문난 사람이 오면 서로 데려가려고 다투고,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은 서로 밀어내려고 다툰다.

함께 일하면서 행복했고, 누구나 배려하고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 떠날 때는 아쉬워하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던 사람이 떠날 때는 남아있는 사람들끼리 소소한 기쁨의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보면 많게는 5번 이상 적게는 2~3번 정도 다시 만나 근무 할 수 있다.

지금 승진하고 다른 부서로 이동하지만 싫어하거나 좋아해도 다시 만날 수 있다. 우선 편하고 업무를 적게 맡는다 해서 좋아 할 일만도 아니다.

격무부서에 시간을 쪼개 개인 사생활을 포기하면서 까지 일복이 많은 직원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힘들어도 그러한 경험은 자신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큰 자산이 되고 그 사람의 상품가치를 더욱 높여줄 수 있다.

인사는 마무리 되었고 머리가 식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 이제 인사로 인해 기쁘고, 힘든 사람 모두 한번쯤 자신의 과거 공직생활을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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