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는 흥부와 놀부 마을이 실제 한다
  • 우용원 편집국장
  • 승인 2021.06.28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심묵 남원시 민선 초대 체육회장이 전하는 ‘사랑의 도시 남원 이야기’
마을입구 흥부마을 발복지 표지석

전북 남원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성찰해 보면 남원은 역사적으로 지방행정의 중심이었고, 지리산과 섬진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풍부한 역사문화 자산을 토대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도시라는 매력에 빠지게 된다. 임순남타임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도시 남원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양심묵 남원시 민선 초대 체육회장이 모 일간지에 ‘사랑의 도시 남원’에 대해 소개한 글을 차례로 담아본다. /편집자주

흥부는 재물에 욕심이 많고 심술궂은 형 놀부에 비해 착한 성품으로 새끼 제비의 다리를 정성껏 치료해줘, 이듬해 제비가 물어다 준 박 씨로 부자가 된 흥부의 이야기는 우리가 유년시절에 자주 접했던 이야기다.

그런 흥부와 놀부 이야기가 소설 속 인물, 가상의 인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고, 실존해왔던 증거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을 혹자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렇다. 형제간의 재물에 두고 벌어지는 풍자적 이야기로 선한 것을 권하고 악한 것을 징계한다는 ‘권선징악’과 ‘인과응보’ 교훈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고전소설 ‘흥부전’ 이야기는 남원 인월면과 아영면을 배경으로 쓰여진 것이다

흥부전은 흥부와 놀부의 탄생지와 흥부의 발복지(發福地)로 나뉜다.

남원 인월면 성산마을은 ‘박첨지 설화’를 바탕으로 흥부와 놀부의 출생지로 알려진 곳이다.

이를 입증하듯, 성산 마을 건너편 골짜기에는 흥부가 놀부에게서 쫓겨나 짚신을 털며 아픈 다리를 움켜쥐고 신세를 한탄했다는 ‘신털 바위’, 산신제나 기원제를 지냈던 산제 바우까지 가지 못할 때 절을 하였다는 ‘독배 바위’, 제비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만든 다리 ‘연상교’와 ‘박첨지 텃밭’, ‘타작마당’, ‘서당터’, ‘주막거리’ 등이 있다.

흥부의 발복지인 아영면 성리 상성마을은 또 어떠한가.

남원시 아영면 성리마을은 판소리 다섯 마당 중의 하나인 흥부전의 배경지로써 이곳은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지명을 근거로, 흥부가 정착해 부자가 된 발복지로 밝혀진 바 있다.

이 마을에는 오래 전부터 복덕가(福德家) 춘보설화(春甫說話)가 전해져 오고 있는데, 흥부가와 춘보설화는 가난 끝에 부자가 된 인생역전, 선덕의 베품을 내용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내용이 유사하다.

실제로 성리마을에는 흥부 묘로 추정하는 박춘보(朴春甫) 묘가 있다.

게다가 이 마을엔 놀부가 화초장을 지고 건넜다는 ‘노디막거리’, 허기져 쓰러진 흥부를 구환한 사람들에게 부자가 된 뒤 주었다는 ‘흰죽배미’, 놀부가 화초장을 지고가다 쉬어갔다는 ‘화초장 바위’와 ‘망제단’ 등 옛 지명도 남아있다.

특히 흥부가 한 스님의 점지로 집을 짓고 살며 팠다는 ‘흥부참샘’은 가뭄에도 끊이지 않는 청정약수로 소문이 나있어 흥부 제사를 지낼 때 제수로 사용한다. 오직 이 샘물을 떠다가 사용한다고 할 정도다.

마을로 향하는 길에는 현재 흥부 부부가 박을 타는 형상과 흥부마을 발복지라는 표지석 설치돼있으며, 흥부생가도 조성돼있다.

남원시는 지난해 판소리 흥보가와 고전소설 흥부전의 발원지의 인문학적 정체성을 다지기 위해 조선 후기 흥부출생지인 인월면과 발복지인 아영면을 연결하는‘흥부대박길’까지 조성했다.

흥부대박길은 고난길과 희망길, 고진감래길 등 3개 구간 14km 길이로 조성, 각 구간에는 흥부 인생의 희노애락이 상징적으로 표현돼있다.

이렇게 남원에는 흥부와 놀부의 실존을 엿볼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산재해있다.

음력 9월 9일은 삼월 삼짇날 강남에서 돌아온 제비가 다시 강남으로 돌아간다는 날로, 남원시에서는 이날을 기해 매년 흥부제를 개최하고 있다.
흥부전 중 한 구절에 의하면 “형제는 오륜의 하나요, 한 몸을 쪼갠 것이다. 그러므로 부귀와 화복을 같이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형제간 재산다툼이 잦아져, 우애가 사라진 지 오래인 요즘 흥부와 놀부의 흔적을 통해 형제우애를 다지고, 나눔과 보은의 정신을 되뇌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흥부제는 개최되지 않고 고유제만 올린다.

흥부와 놀부의 사랑이야기는 매년 축제에서 부활하는 흥부를 통해 타인을 용서하고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며, 덕을 쌓는 삶의 중요성을 배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