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치 순환버스로 지리산 수려한 경관을 품다
  • 우용원 기자
  • 승인 2019.04.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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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로 떠나는 1,172m 고개 여행

정령치 순환버스 단돈 1,000원 요금 운행
하루 8시 25분. 14시 30분 남원역 출발

 

벚꽃이 흩날리는 봄. 지리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정령치 순환버스’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단 돈 1000원만 부담하면 해발 1172m의 고개를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 남원시 주천면과 산내면에 걸쳐 있는 해발 1172m의 정령치는 지리산에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정령치는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성을 쌓고 지키게 했다는데서 유래됐다.

정령치 전망대에서 지리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동쪽으로는 바래봉과 뱀사골 계곡이, 서쪽으로는 천왕봉과 세적평전 반야봉 등과 북쪽으로는 남원의 시가지가 한 눈에 펼쳐진다. 지리산 주능선 일 백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등산객들은 정령치를 기준으로 서북쪽 능선을 타면 고리봉-세걸산-부운치-팔랑치-바래봉이 이어진고, 남쪽 능선을 타면 만복대-묘봉치-고리봉-성삼재로 연결된다.

특히 정령치에서 내기리를 거쳐 주천면사무소까지 이르는 12km의 거리는 봄을 만끽하는 최고의 드라이브길이다.

이와 함께 정령치의 북쪽 고리봉은 행글라이더 사이에서는 행글라이딩의 최적지로 꼽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의 행글라이더들은 ‘정령치 순환버스’ 개통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정령치 고갯길은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는 날 구름이 걸쳐있는 곳이어서 부모들이 현장학습을 위해 자녀를 데리고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만큼 차량을 이용해 지리산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2011년에 정령치 도로 구간이 국토해양부가 뽑은 ‘한국의 경관도로’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남원시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정령치 순환버스 출발지를 남원역과 시외버스·고속버스 터미널을 노선에 편입시켰다.

순환버스는 하루 2번 운행하게 되며 첫 번째 운행은 오전 8시 25분에 남원역을 출발해 청령치 휴게소에서는 9시 40분부터 10시까지 머물고 남원역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이다.

두 번째 운행은 오후 2시 30분에 남원역을 출발해 3시 45분부터 4시 5분까지 정령치 휴게소에 머물고 남원역에는 오후 5시 35분에 도착하게 된다.

오전에 정령치로 출발한 관광객들이 주변을 둘러보고 오후에 돌아오기에 적절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배치 시간은 여러 관광객들의 데이터를 집계해 배분했으며, 실제 정령치 순환버스를 탑승한 관광객들은 “오전에 출발해 오후에 돌아오기에 아주 적절한 시간이었다“고 후기를 전했다.

정령치 순환버스의 숨은 묘미 중 하나는 식후경(食後景)을 체험할 수 있다.

중간 노선 중 하나인 고기리에는 산채백반집들이 즐비하다. 이 백반집들은 지리산에서만 갓 채취한 산나물들로 섬유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10여가지 다양한 산나물로 음식들을 제공한다.

산채백반으로 배를 채우고, 2시간 정도 걸으면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할 수 있어 그야 말로 식후경(食後景)이다

 

산행의 즐거움, 만복대와 성삼재

정령치 휴게소에서 2km 정도의 등산로를 50분 정도 걷다 보면, 만복대에 이르게 된다. 높이가 1433.4m인 지리산 서부의 봉우리 만복대는 산 전체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되어 있어 초보자도 손쉽게 등산이 가능하다.

‘만복대’란 명칭은 풍수지리설에서 설명하는 10승지 중의 하나로 인정된 명당으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 하여 만복대로 칭하였다는 설이 있다.

이 곳은 지리산에서 가장 큰 억새 군락지로 가을철이면 봉우리 전체가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철쭉이 만발하는 4월 말이면 연분홍빛 물결을 감상할 수 있다.

정령치에서 7.3km 정도를 이동하면 성삼재에 다다른다. 지리산 능선 서쪽 끝에 있는 고개인 성삼재는 높이 1,102m로, 마한 때 성씨가 다른 세 명의 장군이 지켰던 고개라 하여 성삼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성삼재를 기점으로 하여 동쪽으로 노고단, 임걸령,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형제봉, 촛대봉, 연하봉, 제석봉, 천황봉 등의 지리산 주 봉우리들이 연결되어 있어 지리산 종주를 시작하는 등산객들이 종주를 출발하는 곳으로 이용하는 봉우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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