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화좀 안 했으면"…마스크 공장의 웃픈 인생역전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2.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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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만해도 '안 팔리던' 마스크…두 달 지난 지금은 '못 팔아'
코로나19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24시간 가동 방안 고려

"평생 연락 한번 없던 사람들의 전화가 빗발칩니다. 중학교 동창을 비롯한 팔촌의 이웃집 아저씨까지 마스크를 달라고 합니다. 전화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2일 전북 남원시 농공단지에서 마스크를 생산하는 A 씨. 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 공포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여기저기서 마스크 달라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어 힘들다고 밝혔다.

A 씨는 두 달전 까지만 해도 마스크 팔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굴렀던 것과 달리 뜻하지 않은 중국발 코로나19 특수를 맞은 셈이다.

정직원과 긴급 아르바이트 직원 등 50여 명이 투입돼 하루 18시간씩 공장을 돌려 10만여 장의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A 씨의 마스크가 더욱 인기 있는 것은 식약처 허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필터 재질까지 국내산인 것.

A 씨는 "여러 사람들이 돈다발을 싸들고 와서 마스크를 팔라고 요청하지만, 본사에서 폐쇄회로 CC(TV)로 모니터링 하기 때문에 물량을 따로 뺄 수 없다"면서 "4월 생산량까지 이미 예약판매된 상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원시는 전 남원시청 공무원인 A 씨 덕분에 별 다른 어려움 없이 마스크를 구할 수 있게됐다고 한다.

A 씨는 "남원시 공무원들이 마스크 맞겨둔 것처럼 3천 장 달라, 1만 장 달라 하는데 다른 공급처의 물량은 거절해도 남원시 관내 공공기관의 마스크는 무조건 맞춰주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늘어나는 수요 때문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마스크 생산라인을 24시간 가동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마스크 공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가 잠잠해져도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A 씨는 설명했다.

마스크를 찾는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격 또한 계속 솟구치고 있다.

두 달 전만 해도 KF94마스크가 인터넷 기준 700 원대였던 가격이 지금은 3천 원 중반대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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