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문화도시, '국악문화'의 '소리의 본고장'으로 메김 돼야
  • 유태용 기자
  • 승인 2020.03.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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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대학 설립, 창극장 건립 등 ‘소리의 문화’터전 마련

전북 남원 시민들에게는 ‘귀명창’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다. 귀명창은 판소리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을 일컷는 말로 판소리를 잘 하지는 못해도 듣고 감상하는 수준이 명창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뜻한다. 그만큼 남원은 소리의 저변이 확대돼 있고 생활 속에 스며져 있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보아도 내사랑, 저리 보아도 내사랑이로다!” 등 판소리 한 한가락은 흥을 담아 신나게 부를 수 있는 남원사람들이다.

남원은 국악의 성지가 있는 고장이다. 운봉읍 비전마을은 송흥록, 송만갑, 김정문, 박초월, 강도근에 이르기까지 국악의 성인들이 수학하고 재주를 뽐내었던 고장이다. 판소리 대회가 춘향제를 통해 전국 최초로 치러진 곳이기도 하다. 매년 춘향제때 치러지는 판소리 경연대회는 국내 최고(最古)의 대회이며 최고(最高)의 대회이다. 안숙선 명창 등 국악의 후예들이 국내 뿐아니라 세계 만방에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또 국립 민속국악원이 우리 남원에 있어 민속음악을 보존 계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동편제로 일컷는 남원은 소리의 본고장이요 바로 국악의 성지인 것이다.

2020년부터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본격화 된다. 우리 남원시는 안타깝게도 올해 7개 문화도시 선정에서 탈락했다. 5년여의 시간과 37억 5천만 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여 됐는데도 말이다.

정부 방침에 의하면 앞으로 매년 5~10개 도시를 지정해 30군데 정도를 문화도시로 선정할 것이라 한다. 올 한해 열심히 준비해 반드시 선정되어야만 한다. 남원시민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왜? 탈락했는지 그 이유를 묻지 않고도 너무도 허망하고 어이없음이기 때문이다.

이미 선정된 7개 도시를 보면, 경기도 부천시는 ‘문화도시 시민총회’를 사업주체로 ‘도시이야기 발굴’ 등 시민참여제도를 제도화했고 서귀포시는 문화텃밭(공간조성), 문화농부학교(인력양성), 문화씨앗(마을문화 발굴)사업 등 105개 마을별로 주민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개선함으로써 본연의 환경을 브랜드화 시켰다.

또 청주시는 ‘직지’라는 기록유산의 가치를 현대인의 ‘일기록’의 가치와 연결해 ‘시민기록전’ 등을 운영하는 등 ‘기록’관련 산업육성을, 부산 영도구는 ‘깡깡이 예술마을’을 중심으로 그 고장의 특색을 아주 잘 살렸다.

우리 남원시는 무슨 특색의 문화도시일까?

바로 국악문화가 숨쉬고 있는 소리의 문화도시이다. 유구한 역사와 빛나는 문화유산이 가득한 남원이 갖는 특색이나 상징성이 매우 적합하다 할 것이다. ‘만인의 총’의 얼, 춘향전. 흥부전. 만복사저포기 등의 예술의 혼, 신라 5소경, 전라도호부 등등 전북 문화재 40% 이상을 소유한 예향 남원시의 위상에 걸맞는 ‘국악 문화도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악대학교, 창극장 등 설립을 통해 남원관광발전의 터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남원시의 위정자나 관계자들의 문화적 마인드가 남원 시민들의 문화적 마인드를 이해함이 우선되어야 함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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