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젊음’으로 지역발전 불 지피겠다
  • 우용원 편집국장
  • 승인 2023.11.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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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 ‘엄마예산제도’ 도입·노인정책 ‘마을단위 통합돌봄체계’ 구축
‘영호남 화합형 범지리산 내륙권발전특별법’ 제정해 차별화된 성장 동력 창출
‘청년신재생에너지협동조합’ 구성해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 우선 부여 강조

김원종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위 부위원장(전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 정책관)
“행정 중심은 복지서비스를 기본으로, 민간 참여로 사각지대 메워야”

“ 남원․임실․순창을 대한민국 최고의 복지도시로 만들겠습니다.”

2016년 김원종 전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 정책관이 정치에 입문하면서 밝힌 포부였다. 김 전 정책관은 전북 정치인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복지전문가이다. 그는 평생을 보건복지부에서 몸담으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시각으로 복지 정책을 제시해 왔다.

그리고 그가 경고한 복지 이야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큰 사회적 사건이 터지면서 하나둘 불거지고 있다.

모두가 지역소멸을 걱정하며 ‘공공의대 설립’, ‘공공의대법 국회통과’ 등 피켓구호 같은 단어들만 강조할 때, 그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선명한 대안을 찾아내고 있다.

실제 수원 세 모녀 사건 등 복지 사각지대 사건에 모두가 안타까움만 표할 때 김 전 정책관은 복지 탐정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인 가구 비중이 40%대에 이르고, 고령화 추세가 가파른 한국 사회에서 복지정책을 공적 시스템에만 맡겨선 비극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행정 중심의 복지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되, 민간 참여로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가 정쟁과 정치적 문제로 흐르고 결국 정치도 망하고 경제도 망하게 된다는 경고도 했다.

돌이켜보니 김 정책관이 옳았다. 현재 남원, 임실, 순창은 지역소멸과 함께 인구 감소로 인해 국회의석 1석도 줄어들 걱정을 하고 있고 경제 성적표도 처참하다.

우리나라는 내년이면 노인 인구 1000만명을 돌파하여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보건복지부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 수립 등 대응전략을 세우고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미 전북 일부 지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이며, 장기요양 등급자가 절반 이상인 90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 증가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은 무엇을 복지 지표로 삼아야 할까? 어떤 방법으로 공공의대 설립을 풀어야 할까? 어떻게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고 준비해야 할까?

임순남 타임즈가 우리나라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복지전문가 김원종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위 부위원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Q.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정부의 정책은 어떻게 추진되는가?
-우리나라는 2025년이 되면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 노인인구인 초고령사회에 들어서게 됩니다. 2000년부터 노인인구 비율이 7%를 넘어 고령화사회가 되었고, 2017년에 14%를 넘어 고령사회가 된지 불과 8년만에 초고령사회가 되었습니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릅니다.

정부는 매 5년 마다 저출산고령화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보면 고령자들이 ‘살던 곳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아래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노인일자리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장기요양 재가서비스도 확충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고령자를 부양대상이 아닌 ‘삶의 주체’로 인식, 신중년의 능동적 역할과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저소득지역가입자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퇴직연금활성화, 주택연금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밖에도 신중년 생애경력설계 서비스와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 확충 등도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은 언발에 오줌누기 식이고 그나마 잘지켜지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출산율은 2022년 0.78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였고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약 40%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Q. 우리 지역은 어떤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현재의 정부대책처럼 해서는 효과가 없습니다. 보다 과감하게 국민들 피부에 와닿게 해야 합니다.

저출산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엄마예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가 5년간 약 400조, 매년 80조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대부분 공급자 지원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최종 소비자인 엄마아빠는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에게 저출산 예산의 반만 직접 지원한다고 해도 일년에 약 5,000만원 가량, 매월 500만원 가량의 예산지원이 가능합니다. 이것을 가지고 엄마 아빠들이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곳에 적시에 사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엄마예산제도’가 도입이 되면 엄마아빠들에게 강한 인센티브가 되어 적극적으로 출산과 양육에 대한 고려를 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Q. 그동안 노인을 위한 정책은 없고, 저출산 대책만 줄곧 키워온 것 같다. 우리지역의 당장 시급한 노인정책은 무엇인가?-어르신들이 익숙한 곳에서 편안하게 사시도록 「마을단위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구고령화로 우리 지역의 면단위 마을 주민의 상당수가 75세 이후의 후기고령인구들입니다. 아직까지는 마을 경로당에서 식사 등 공동생활이 가능하지만 5~10년이 지나면 대부분이 85세를 초과하게 되어 돌봐드리지 않고서는 생활이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노인장기요양시설이 읍이나 시에 있어 면소재 마을 어르신들이 취약해 질 경우 평생 사시던 마을을 떠나야 할 상황입니다.

저는 마을단위 빈집이나 마을회관을 개보수하여 「마을형 공동생활가정」으로 운영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빈집을 인수하여 개보수하고 요양보호사 자격이 있으신 주민을 ‘마을요양보호사’로 인정해 주어 마을 어르신들을 돌보실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어르신들이 평생 사시던 지역을 떠날 필요없이 마을에서 지내는 것이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남원뿐 아니라 의대 설립을 추진해온 지자체들이 공공의대 설립이 여의찮아 보이자, 의대 정원 확대로 방향을 선회했다. 또 정부도 지역의료에 대한 재배치가 이미 시작됐다. 이 전쟁속에서 우리 지역이 취해햐 할 포지션과 전략은 무엇인가?
-2018년 당정협의를 거쳐 남원에 설립하기로 약속한 「국립의전원」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무관하게 구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정원 49명을 활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의대정원 증원을 전제로 하고 있는 다른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정부가 이미 약속을 했고, 우리 정원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니만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의사정원 증원 문제와는 별개로 우선적으로 시급히 설립해주어야 마땅합니다.

금년 정기국회내에 「국립의전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야야 합니다. 그동안 수없이 이 법 통과를 약속했던 남원의 정치지도자들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전라북도 도지사나 국회의원들도 새만금 예산 삭감에 온 몸으로 저항한 그 결기를 발휘하여 이 법 통과를 위해 전력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합니다.

국립의전원은 단순히 의대정원 49명의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국립의전원이 있어야 남원의료원이 국립의료원 수준으로 확대 발전되어 갈 수 있고 이를 통해 남원이 공공의료의 국제적인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습니다. 모든 시민이 똘똘 뭉쳐 우리것은 우리가 지킨다는 각오로 국립의전원법 통과를 이루어내야 합니다.

Q. 몇 년 남원도 수원 세모녀 사건처럼 비극이 있었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복지탐정사는 무엇인지 소개해달라.
-송파 3모녀 사망사건, 방배동 모자 사망사건, 성북구 4모녀 사망사건 등 복지사각지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그때마다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체계 점검에 나선다고 하고 있지만 그때 뿐이고, 유사한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발굴하기 어렵다고 발뺌을 하지만 말이 안되는 소리입니다. 주소지를 신고하지 않아도 전기, 가스, 수도요금 등은 해당 주소지로 발부가 되기 때문에 미납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바쁜 공무원들 그거 운영하고 들여다 보느라고 힘들게 하지는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바쁜 공무원들에게 복지사각지대 발굴의 모든 책임을 지우게 할 수 없으니 차라리 복지탐정사제도 도입을 한번 시도해보면 좋겠습니다. 사각지대를 찾아서 발굴할 때마다 일정한 성과급을 지급하면 어려운 이웃 발굴에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Q. 은퇴를 앞둔 세대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 은퇴를 앞둔 개인들의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합니다. 적극적으로 중장년 취업교육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여 재취업의 문을 두드려 봐야 할 것이고 건강관리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 차원의 은퇴대비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지역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개인적 대비도 효과가 작기 때문입니다. 국가적으로 큰 문제인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저는 남원임실순창 지역의 새로운 발전동력을 만들기 위해 ‘영호남 화합형 범지리산 내륙권발전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리산은 3개 도(전북, 전남, 경남)와 7개 시군(남원, 장수, 곡성,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이 인접한 영남과 호남의 접경지역입니다. 대표적인 소멸․낙후지역인 동시에 중앙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입니다.

지리산 인근 7개 시군이 ‘지리산관광개발조합’을 운영중이나, 지라산 권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개발에 상당한 제약이 있습니다.

저는 지리산 인근 지역에서 벗어나 지원 사각지대이며 영호남 접경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약 10개 시군을 대상으로 ‘영호남 화합형 범지리산내륙권 발전지원특별법’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영호남이 지역감정에서 벗어나 서로 협력하여 지역의 발전을 돕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지리산 인근 시군별로 각각의 특성을 감안하여 “영호남 화합형 양육․교육․산업․연구개발․의료․돌봄․주거․문화예술 특화단지”를 조성하면 분야별로 자기 지역의 강점을 활용하여 차별화된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북 남원에는 국립의전원을 설립하여 영호남이 함께 국제적인 ‘공공의료메카단지’를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남 함양에는 영호남인이 함께 거주하면서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공공실버주택단지’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남 구례나 하동에는 영호남이 함께 일하는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전북 순창과 임실에는 ‘장수발효산업단지’를 조성하여 호남인이 만드는 발효식품을 영남인이 글로벌 시장으로의 유통시켜 국제 건강장수산업 선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신나는 일이겠습니까?

“영호남 화합형 범지리산내륙권 발전지원특별법”으로 소멸되어 가는 지리산권 도시들을 중흥시키고 영호남인이 힘을 합쳐 우리나라 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나가는 일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Q.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한 말씀
-아이의 울음소리가 끊기고 청년들이 대거 타지로 나가면서 지역이 활력을 잃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몰려와서 지역을 발전시키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청년들을 지역으로 오게 하려면 적정한 소득과 일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소멸지역인 남원임실순창에 ‘청년신재생에너지협동조합’을 구성하여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의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의 공공시설에는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이것을 ‘청년신재생에너지협동조합’에 우선적으로 운영토록 하여 귀촌청년들에게 일정소득(예시: 월 100만원)을 확보해 주자는 겁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이 협동조합에서 신재생에너지발전소 운영을 하면서 추가적인 일자리를 확보해주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일하는 것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여기에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무상으로 주거를 지원하고 대학까지의 학자금을 지원하면 우리 지역이 소멸위기에서 벗어나 청년들로 활기를 띠고 아이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활력넘치는 도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비상한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지금 위기의 파고를 넘기 어렵습니다. 자랑스러운 고향을 후손에 물려주기 위해서 더 희생하고 더 노력해 나가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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